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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24시간

[책] 죽여 마땅한 사람들

by 쥬캉 2024.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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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데: 이북리더기(Crema)

작가: 피터 스완슨

장르: 스릴러



세상에는 쓸데없는 사람이 많습니다.

쓸데없는 사람은 인구 비례로 늘어나는데요, 지구 인구가 80억을 넘긴 현재, 쓸데없는 사람의 수는 역사상 가장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쓸데없는 사람은 죽어도 세상에 거의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고독사 문제는 이제 사회문제인데, 따뜻한 가정에서 행복하게 살아온 사람에게는 믿기지 않는 이야기지만, 진짜로 죽어도 아무도, 그 아무도 슬퍼하거나 그리워하지 않는 죽음은 존재하고, 그것도 꽤 많이 존재합니다. 그렇지만 살아있을 가치가 없다고 해서 죽일 가치가 있는 건 아니죠.

공항 라운지에서 미모의 여성이 갑자기 말을 걸어온다면 그건 사기 아니면 살인으로 이어지고, 이 경우에는 살인입니다. 돈 많고 한가하고 잘생긴 남자라고 다를 건 없죠. 그는 농담삼아 아내를 죽이고 싶다고 낯선 여자에게 말하고, 낯선 여자는 진지하게 좋은 아이디어라고 추켜세우죠. 술김에 한 작은 하소연이 점점 현실감을 띄어가는 가운데 오래된 악연이 슬그머니 고개를 내밉니다.

가벼운 소설입니다. 설정은 얇고 트릭은 대충입니다. 돈과 시간이 넘쳐나는 주인공과 똑똑하다고 주장되었지만 CCTV 밑에서 범행을 저지르는 악당이 나오죠. 심한 견과류 알레르기 환자가 견과류들어간 음식을 먹고 죽는 씬이 있는데, 추리소설 업계에서는 그 정도는 자연사로 칩니다. 많은 살인사건이 나오는데 다 그런 식입니다. 마지막 사건은 대체 어떻게 수습하려고 저지른 건지 모르겠군요. 마치 주인공에게 누군가 '10분 안에 촬영 끝이에요'라고 외치기라도 한 것처럼.

중간중간 설정이나 동기를 땜빵하려는 시도도 보이고요. 재미없다는 이유로 작가에게 살해당하는 분도 계시고. 주먹구구식이지만 어쨌든 앞으로 달리기는 합니다. 미국식 스릴러의 특징 같은데요, 무슨 드라마마냥 모든 장이 클리프 행어식으로 끝나서 뭔 일이 일어났는지는 다음 장을 읽어봐야 합니다. 근데 시점을 교차 식으로 나와서 전 장에서 일어난 일을 알려면 두 장을 읽어야 하는 거죠. 그래서 쑥쑥 읽힙니다.

결말은 다른 곳에서 본 트릭을 떠올리게 하더군요. 그걸 몰랐으면 괜찮은 연출이라고 생각했겠습니다.

마지막은 공익 캠페인으로 마무리하죠. 세상에 죽여 마땅한 사람은 없습니다. 스릴러에서 재미없는 성격을 가진 사람을 빼면요. 그건 누군가 죽여 마땅한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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