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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오락

9. 블러드본

by 쥬캉 2021.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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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블러드본
뭐로 했나: ps4


2. 뭐 하는 게임인가?


커다란 달이 뜬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 야남! 모든 병을 치료해준다는 의료관광지 야남을 찾은 주인공은 부푼 마음과 허전한 앞머리를 부여잡고 수술대에 누웠습니다. 과연 피의 치료라는 듣기만 해도 믿음직스러운 야남식 치료법은 인류의 숙원인 탈모를 치료할 수 있을까요? 흐려지는 의식 속, 털 복실복실한 옆자리 환자는 갑자기 불이 붙고, 마지막으로 본 내 몸을 기어오르는 이것들은...대머리잖아...? 의사양반 이 수술 효과 있는 거 맞아요...?
과연 주인공의 M자 탈모는 진행을 멈출 수 있을 것인가. 가이드 없는 관광지에서 뒤통수 맞고 기절하기까지 몇 분이나 버틸 것인가. 잃어버린 길과 유지를 찾는 대여정. 블러드본입니다.


3. 혹시 잊지 않으셨을까 말씀드리자면 이 게임의 제목은 블러드본 입니다


피출신은 제목 그대로 정말 피가 많이 등장하는 게임입니다. 경험치도 피고, 강화석도 피고, 무기도 피를 쓰고, 적은 피를 쏘고, 나는 피를 토하죠. 사방이 피! 피! 피! 피바다인 것입니다. 야남 주민들은 매일 피자를 먹고 커피를 마시며 모두 구피를 키우고 있죠. 이들은 피가 들어가지 않은 말을 두문장 이상 하면 피를 토하는 병에 걸려있습니다. 그 치료약은 당연히 피입니다.
한 가지 멋진 점이 있습니다. 블러드본의 물약은 다른 거의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피입니다. 네, 맞습니다. 빨간색 물약은 피죠. 다들 그게 대체 뭐라고 생각해 온 걸까요. 토마토주스? 솔직하게 성분 표기하는 게임이 있으니 마음이 참 좋네요. 물약은 수혈팩이라 마시지 않고 직접 주사합니다. 혈액형은 어쩌냐고요? 괜찮습니다. 고딕이 유행하던 시절에 혈액형은 발명되지 않았거든요!


4. 일단 때리고 보자


의료관광차 들른 도시가 봉쇄되고 생난리가 났다면 상식적으로 해야할 일은 눈에 보이는 걸 죄다 때려보는 일일 겁니다. 근데 그러면 안 됩니다. 이 어두침침한 게임은 NPC들이 죄 좀생이들이라 한 대만 맞아도 빡치거나 뻗는데, 그 NPC들은 죄 어둠침침한 악당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마주치는 모두와 톱의 대화를 하다 보면 뭔가 크게 잘못되고 있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죠.
NPC를 때리거나 죽이면 관련 이벤트는 와장창 박살 납니다. 죽은 자는 살아 돌아오지 않으니, 다음 회차를 기약하십시오.


5. 카펫 아래 같은 은밀함


무방비한 NPC의 뒤치기하는 걸 참았다고 해서 NPC 이벤트가 잘 풀린다는 뜻은 아닙니다. 블러드본의 모든 이벤트와 힌트는 은밀하죠.
일단 지도가 없습니다. NPC들이 어느 동네 뒷산에 어디 어디에 뭐가 있다는 식으로 말을 하긴 하는데 그 동네가 어딘지 뒷산이 어딘지 뭐라는지 알 수가 없죠. 관절염 환자의 악몽 같은 도시 야남의 계단을 올랐다 내렸다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빙글빙글 같은 적을 잡고 또 잡고 또 잡고 또 잡다 보면 새길 하나 발견하는데 그게 금방 막다른 길이고 다시 왔던 곳을 뱅글뱅글 돌다 보면 그러고 보니 저기는 갈 수 있는 길인가? 해서 크게 빙빙 돌다가 뜬금없는 곳에서 뜬금없는 숨겨진 보스와 마주치게 됩니다. 여기서 죽으면 여기 다시 어떻게 올지 몰라! 잡아야 해!
그래서 맵의 오브젝트를 다 외울 정도로 같은 곳을 돌다 보면 처음 느낀 것보다 맵이 크지는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적도 수백 마리씩 몰려다니던 거 같은데 실은 두셋 뿐이고요. 무시무시하고 괴기스러운 숲은 작은 오솔길이었네요. 그렇습니다. 미지의 두려움은 걷히고 저는 계몽을 얻었습니다.


6. 눈! 더 많은 눈이 필요해!


이것은 메인퀘스트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게임이 작정하고 숨겨둔 소중한 보스들은 정말 찾기 어려운 곳에 있죠. 그 수가 제법 많아서 이들을 무시하면 게임이 반쪽이 됩니다. 길을 잘 찾아서 메인 보스만 쭉쭉 진행한다면 이들은 존재조차 모를 가능성이 크죠.
우리는 모르는 게 너무나 많습니다. 더 많은 지식이 필요합니다. 더 많은 계몽! 더 많은 눈! 위대한 자의 눈!
다행히 알고 지내는 위대한 자가 하나 있는데, 인토르네토라고, 이 친구의 힘을 빌려봅시다.
블러드본을 하면서 공략을 보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이 게임은 엔딩이 3개가 있는데, 가장 조건이 많은 엔딩이 가장 달성율이 높습니다. 그 말인 즉슨, 이 게임을 깬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략을 봤단 뜻이죠!


7. 근데 난이도 얘기 안 해요?


아, 난이도 얘기를 안 할 수 없죠.
저는 다크 소울 시리즈를 안 해봤습니다. 1탄을 PC로 하다가 R키를 못 찾아서 때려치웠어요. 빌어먹을 R키가 대체 뭐야!!
프롬 소프트 게임은 악명높은 난이도로 유명한데, 블러드본을 깬 소감은 이렇습니다.

노가다의 시간이다.


8. 총평


- 언제나 그렇듯이 DLC 안 합니다. 듣기로는 DLC는 무조건 저회차에서 하라더군요.
- 고딕 + 스팀펑크 + 코즈믹 호러풍의 디자인이 무척 근사합니다. 마음에 드네요.
- 주인공이 과묵해서 낙하 비명도 안 지릅니다. 대신 비명을 질러줘야 하죠.
- 인형 예뻐요. 인형을 소중히 하라.
- 평소엔 사냥감을 맛있게 구워 먹지 않는 게임은 사냥게임으로 쳐주지 않지만, 블러드본은 먹으면 그게 더 문제겠네요.
- 성배던전은 길을 심하게 잃어서 때려치웠습니다. GPS는 실로 위대한 자.
- 패링 그게 뭔가요. 패다 보면 죽겠죠. 혼자 딴 게임 한 거 같지만 아무래도 좋아. 난 깼어!
- 좋은 헌터, 위대한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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